스쿠알란, 이름은 같지만 원료는 다를 수 있다
최근 화장품 성분표를 꼼꼼하게 확인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스쿠알란(Squalane)' 역시 주목받는 보습 성분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피부 장벽을 보호하고 수분 증발을 줄이는 대표적인 에몰리언트 성분으로 알려져 있지만, 같은 스쿠알란이라도 어떤 원료에서 추출했는지에 따라 특징과 소비자의 선택 기준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과거에는 동물성 스쿠알란이 주를 이뤘다면, 현재는 식물성 스쿠알란이 글로벌 화장품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렇다면 두 원료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스쿠알렌과 스쿠알란은 다르다
먼저 혼동하기 쉬운 개념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쿠알렌(Squalene)'은 사람의 피지에도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지질 성분이다. 피부를 보호하고 유연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지만 산소와 만나면 쉽게 산화되는 특성이 있다.
반면 '스쿠알란(Squalane)'은 스쿠알렌을 수소화(Hydrogenation)해 안정성을 높인 형태다. 산화에 강하고 보관성이 뛰어나며 피부 자극 가능성이 낮아 대부분의 화장품에는 스쿠알란이 사용된다.
동물성 스쿠알란의 특징
과거에는 심해 상어 간유에서 추출한 스쿠알렌을 원료로 스쿠알란을 생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동물성 스쿠알란은 높은 순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상어 자원 보호와 환경 문제,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용 비중은 크게 감소했다.
오늘날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상당수는 지속가능성과 ESG 경영, 비건 트렌드를 고려해 동물성 원료 사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식물성 스쿠알란이 시장의 표준이 된 이유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스쿠알란은 사탕수수, 올리브, 쌀겨 등 식물에서 얻은 스쿠알렌을 정제해 만든 식물성 스쿠알란이다.
특히 사탕수수 유래 스쿠알란은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하고 품질 편차가 적으며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쉬워 글로벌 브랜드들이 적극 채택하고 있다.
피부에서 느끼는 사용감 역시 매우 가볍고 끈적임이 적어 민감성 피부부터 지성 피부까지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피부 효과는 큰 차이가 있을까
순도가 높은 제품이라면 피부에서 나타나는 보습 효과 자체는 식물성과 동물성 모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요한 것은 원료의 출처보다 제조 과정에서의 정제 수준과 최종 제품의 품질 관리다. 불순물이 적고 산화 안정성이 확보된 스쿠알란일수록 피부 자극 가능성이 낮고 장기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즉, 소비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사용감과 효과는 스쿠알란의 원산지보다 전체 제품의 처방과 함께 사용된 성분 조합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구매 전 확인하면 좋은 포인트
최근 출시되는 화장품 대부분은 식물성 스쿠알란을 사용하고 있으며, 제품 설명에 'Plant-derived Squalane', 'Sugarcane-derived Squalane', '100% Plant Squalane', 'Vegan' 등의 문구를 함께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민감성 피부라면 향료와 에센셜 오일 함량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으며, 건성 피부는 세라마이드나 판테놀과 함께 배합된 제품을 선택하면 보습 지속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시장의 변화는 '효과'보다 '가치'를 반영한다
스쿠알란은 이제 단순한 보습 성분을 넘어 지속가능성과 윤리적 소비를 상징하는 성분으로도 인식되고 있다.
과거에는 원료 확보가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현재는 환경 보호와 동물 복지, 지속가능한 생산 방식까지 소비자의 구매 기준에 포함되고 있다. 같은 스쿠알란이라도 어떤 방식으로 생산되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새로운 화장품 선택 기준이 되고 있는 이유다.